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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에 난 구멍이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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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원사
댓글 0건 조회 170회 작성일 25-09-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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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에 난 구멍이 사라지다 


친분이 깊은 비구니 스님 한 분이 계십니다. 어느 날 스님과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실은 자신도 꿈에서 가피 받은 일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몇십 년 전, 스님이 기침을 하는데 피가 나오더랍니다. 걱정이 되어 병원에 갔더니 폐에 구멍이 생겼다고 하더래요. 스님은 덜컥 겁이났습니다. 아무래도 이게 결핵인 것 같은데 다른 스님들한테 옮기지는 않을까 싶었던 거지요. 하지만 의사 말이 폐결핵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래요. 

  다만 스님은 다른 스님들과 같이 살다가 기침을 하고 피를 토하면 주변에서 불안해 할 것 같고, 또 본인도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아서 집을 구해 한동안 혼자 지내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치료를 받아도 토혈이 쉽게 멈추지 않더래요. 스님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옛날에 큰스님들이 수행을 하려면 복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나는 수행할 복이 없나 보다.'

  여러분, 수행을 하려고 해도 복이 있어야 한다는 말 기억하고 계시나요? 좋은 스승 만나는 스승복, 좋은 도반 만나는 도반복은 물론이고, 건강복과 시간복도 있어야 합니다. 건강치 못한 몸은 수행에 큰 장애가 되죠. 일이나 인간관계 때문에 너무 바쁜 것도 수행에 큰 장애가 됩니다.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 지혜를 닦는 것뿐만 아니라 복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스님은 이렇게 생각하셨답니다.

  '내가 복이 없어서 이러고 있으니 일단 복부터 좀 지어 보자.'

  그래서 스님이 어떻게 복을 지을까 고민하다가 오대산에 있는 어느비구니 사찰에 공양주로 들어가기로 결심하셨답니다.

  복 짓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크게 복짓는 방법이 간병이라고 해요. 몸이 아픈 사람을 간병하는 일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지요. 잘 아시다시피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희생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다음으로 크게 복 짓는 방법은 공양주로 일하는 것입니다. 지금이야 전기밥솥이나 전자렌지 등등 기술이 발전해 공양 차리는 일이 다소 쉬워지긴 했지만 옛날에는 그렇지않았어요. 가마솥에 밥해 가며 하루 세끼 스님들의 공양을 마련하는 일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공양주로 일하는 것을 복 짓는 방법 가운데 높게 치는 것이지요. 

  과거에는 수행이 잘 안되고, 안 좋은 일이 자꾸 생기는 스님들이 복을 짓기 위해 1년, 길게는 3년 정도 절에서 공양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복을 지으면서 무언가를 대가를 받으면 복이 깎인다는 점 기억하시지요? 그건 봉사라기보다는 노동이라고 해야 할 텐데, 봉사가 아닌 노동으로 크게 복을 짓기는 대가 없이 순수하게 봉사할 때 큰 복을 지을 수 있지요. 그러니 여러분도 봉사하고 난 다음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하고 생각하면 오히려 복이 깎일 수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스님은 키가 작고 몸도 굉장히 아담하세요. 그렇게 약한 분이 매일 십여 명 분의 세 끼 공양을 만들며 몇 달을 지내보니 역시나 지치더랍니다. 

  어느 날은 일을 마치고 방에 들어가 벽에 등을 기댔는데 몸이 피곤하다 보니 깜빡 잠이 들었답니다.

  그날 꿈에 스님은 어떤 목욕탕에서 목욕을 했대요. 그런데 처음보는 비구니 스님이 탕에 들어오더니 스님의 알몸을 흝어보고는 말하더랍니다.

  "그 더러운 걸 왜 달고 있어?"

  스님은 별안간 무슨 소리인가 했겠지요.

  "무슨 말씀이세요?"

  "거기 있잖아. 빨리 버려."

  "아무것도 없는걸요."

  하지만 비구니 스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ㄷ재촉하더랍니다.

  "그거 빨리 뱉어. 빨리."

  영문도 알 수 없지만 자꾸 뱉으라고 하니 스님은 뱉는 시늉을 했다고 해요. 그런데 별안간 입안에서 달걀만한 핏덩어리가 뚝 떨어지더니 목욕탕 하수구로 데굴데굴 굴러가더랍니다.

  깜짝 놀란 스님에게 비구니 스님이 계속 재촉했대요.

  "더 뱉어. 아직 더 남았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빨리 뱉어."

  그렇게 스님이 또 무언갈 뱉어 보려는 순간 잠에서 깨었다고 합니다. 눈을 뜨니 신기하게도 마치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하더래요. 또 그 꿈을 꾼 이후로는 토혈 증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얼마 후 오래간만에 찾은 병원에서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는데 이전 사진과 비교해 보던의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신기하다고 하더랍니다. 폐에 났던 구멍이 사라진 것이었어요.

  그날의 일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들려주실 때 저도 모르게 그만 "그거 마저 뱉었어야 했는데." 하고 말해 버렸지 뭡니까. 스님은 웃으시면서 아직 전생에 지은 업보가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앞으로 더 닦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평소 아주 착실하게 수행 생활을 하는 분이시니, 제가 아는 스님은 절대 허튼소리 하실 분이 아닙니다. 그런 스님이 제게 직접 해 주신 경험담인 만큼 믿지 않을 도리가 없죠. 여러분도 가피의 힘을 믿어 보시기 바랍니다.


     ㅡ    기도 가피 이야기  중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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