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명현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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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의 명현 현상
기도를 열심히 했는데 상황이 오히려 나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이런 경우를 일컬어 '도고마장(道高魔長)', 즉 도가 높아지면 안 좋은 일이 계속 생긴다고 이야기 합니다.
옛 스님들은 이런 경우가 있음을 잘 알고 계셨어요. 그런데 일반 불자들은 크게 실망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열심히 수행하고 복을 짓는데 중간에 우환이 생기는 것은 전생의 업장이 소멸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말이지요.
예를 들어 몸이 굉장히 안 좋을 때 보약을 먹으면 몸이 더 안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한의사들은 이런 현상을 명현 현상, 즉 몸이 정화되는 과정에서 독소가 뿜어져 나오며 일시적으로 몸이 안 좋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명현 현상이 불교의 수행 과정에서도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정한 불자라면 기도하고 수행할 때 불행한 일이 생기더라도 '내가 기도를 열심히 하니까 업장이 소멸되고 있구나.', '이것이 내 인생의 명현 현상이구나.', '이 고비를 잘 넘겨야 되겠구나.'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기도를 하지 않았더라면 더 큰 고통에 직면했을 겁니다. 그나마 기도를 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어려움으로 그친 것이지요. 달리 말해 크게 받을 과보를 기도 덕분에 작게 받았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한 젊은 보살님이 스님과 상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스님은 불행을 소멸시키고 행복의 에너지를 불러일으키고 싶다면, 먼저 열심히 기도 할 것, 다음으로 복을 지을 것, 마지막으로 평소 마음을 잘 쓸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 세 가지를 몇 개월 정도가 아니라 1년이건, 3년이건, 5년이건 꾸준히 실천해 보세요. 이것은 역대 큰스님들께서 모두 증명하신 방법입니다. 이대로 실천하시다 보면 분명 주변에 좋은 일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후로 보살님은 열심히 기도를 하셨어요. 또 설거지 봉사 등을 꾸준히 하면서 복을 짓더군요. 설거지하면서도 닦는 것은 그릇이 아니라 내 마음입니다. 또한 전생에 지은 업의 때를 닦는 것이지요.
그런 날들이 쌓이면서 언제부터인가 보살님의 얼굴에 어두운 그늘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얼굴이 아주 맑아지고 환해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지요. 그러다 1년 정도 지난 뒤에는 보살님의 예전 모습을 기억하는 불자마다 이구동성으로 너무 환해졌다고 칭찬하는 겁니다.
문제는 이 보살님에게 명현 현상이 닥친 겁니다. 얼굴도 밝아지고 주변에 일도 잘 풀리고 하면서 잘 지내고 있었는데 3년 정도 지나니 조금씩 안 좋은 일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그러니 건강이 안 좋아지고 주변 인간관계까지 꼬이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때 걱정을 많이 했어요. 한창 열심히 기도하고 수행하던 불자인데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싶어서요. 전생의 업장이 소멸되는 과정일 뿐이니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그래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더군요.
보살님은 그 후 한동안 절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보살님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보살님 너무 밝고 환해져 있었기 때문이지요.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니 그동안 지방에 있는 어느 절에서 하루에 천 배씩 100일 기도를 했는데 그 기도를 마치고 인사차 왔다고 하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앞으로 보살님에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고 이야기하니, 이분 역시 이제는 마음이 너무 편하고 몸에도 활력이 넘친다고 하더군요.
그 후 몇 개월 되지 않아서 보살님은 아주 잘생긴 남자친구를 만나 결혼까지 했습니다. 지금은 아주 행복하게 잘살고 있는데,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스님께서 제게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기도하고, 복을 짓고,평소에 마음을 잘 쓰면서 살면 그 선업과 공덕이 차츰 쌓이면서 모든 일들이 편안하게 잘 풀릴 것이라고 말이지요. 이제는 그 말씀을 전적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수행하는 중간에 안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요. 그게 다 내 업보가 풀리는 과정에서 만나는 고비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으니까요."
보살님의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아 이분이 정말 진정한 불자로 거듭났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ㅡ 기도 가피 이야기 중에서 ...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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