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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염불하여 지옥을 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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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원사
댓글 0건 조회 24회 작성일 25-11-0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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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염불하여 지옥을 면하다 


우리 불교에는 '염라대왕은 염불을 비방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염불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존중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연상시키는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해 볼까 합니다.

  조선시대 세종 임금 시절, 함경북도에 '왕랑' 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왕랑은 일찍이 송씨 성을 가진 여인과 결혼하였지만 얼마 되지 않아 부인이 죽는 바람에 10년 동안 홀아비로 살았지요.

  그런데 어느 날 밤 왕랑이 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세차게 부는 소리가 나더니 누군가가 "여보, 여보."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고 왕랑이 눈을 떠 보니 10년 전에 죽은 부인 송씨가 눈앞에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내일 저승사자가 당신을 데려가기 위해 찾아올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이렇게 잠만 자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왕랑은 송씨에게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지요.

  "이웃에 사는 안씨가 매일 열심히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살아 있을 때 당신과 저는 안씨가 어리석다고 함께 비웃었지요. 또한 부처님을 믿지 않고 스님들을 미워했습니다. 그때 우리는 무거운 악업을 지었던 것이지요. 염라대왕은 지금까지 저를 심판하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내일 당신이 저승사자 손에 끌려오면 그때 우리 둘을 함께 심판해서 지옥에 보내려 하고 있습니다. 

  왕랑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이오?"

  "제가 그동안 저승에서 보니 염라대왕은 염불하는 사람을 후하게 대우합니다. 당신은 지금이라도 종이에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쓰고 그 종이를 서쪽 벽에 붙이십시오. 그리고 그 앞에 향을 피우고 간절하게 '나무아미타불'을 외우십시요."

  송씨가 그 말을 남기고 사라지자 왕랑은 곧장 큰 종이에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쓰고 서쪽 벽에 붙쳤습니다. 그러고는 먹지도, 자지도 않고 열심히 나무아미타불을 외웠습니다. 

  과연 이튿날, 밤이 깊어지자 바람이 휙 하고 불더니 시커먼 저승 사자 다섯이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왕랑은 겁이 났지만 모른 척하고 계속 '나무아미타불'만 외우고 있었어요. 불법을 비방하는 자로 알았던 그가 염불하는 모습을 보고 놀란 저승사자들은 '나무아미타불'이 적힌 종이를 붙인 벽을 향해 절을 하고, 다음으로 왕랑에게 절을 했습니다. 

  "우리는 나리를 저승으로 데려가기 위해서 온 저승사자들입니다. 염라대왕님은 나리를 오랏줄에 묶어서 끌고 오라고 하셨습니다만 나리가 이렇게 열심히 염불을 하시니 저희가 함부로 대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염라대왕님 명령이 있으셨으니 일단 저희와 함께 저승에 가셔야 합니다. 귀하게 모실 테니 걱정마시고 함께 가시지요." 

  저승사자들은 왕랑을 오랏줄에 묶지 않은 채로 저승으로 데려갔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염라대왕은 그런 왕랑의 모습을 보고 저승사자들에게 화를 냈습니다.

  "불법을 무시한 악인을 왜 결박하지 않고 태연히 데려왔느냐!"

  저승사자로부터 사정을 듣게 된 염라대와은 그 이야기에 놀랐습니다. 왕랑이 염불을 한다는 것은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기 때문이지요. 염라대왕은 왕랑에게 말했습니다. 

  "원래 저는 선생이 저승에 오면 선생의 부인과 함께 심판하여 지옥에 보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동안이나마 열심히 염불을 하셨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선생의 업장이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선생과 부인을 지옥으로 보내지 않고 다시 지상으로 돌려보낼 테니 살아 있는 동안 더욱 열심히 염불하여 공덕을 쌓기 바랍니다."

  이렇게 해서 왕랑은 본래 자신의 몸으로 되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송씨는 본래의 몸이 사라진 지 오래인 탓에 막 세상을 떠난 고을 원님의 스물한 살짜리 딸의 몸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왕랑의 친지들은 그의 장례를 치르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왕랑이 살아나는 바람에 다들 크게 놀랐지요.

  고을 원님 역시 죽은 딸의 장례를 치르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딸이 되살아나니 온 가족이 말할 수 없이 기뻐했습니다. 다만 고을 원님은 되살아난 딸이 어딘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딸은 영문을 알 수 없어 하는 부모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본래 왕랑의 처이니 왕랑에게 시집가게 해 달라고 말합니다.

  고을 원님 부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죽었던 딸이 되살아난 것만으로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결국 딸이 왕랑에게 시집가는 것을 허락했지요.

  왕랑과 고을 원님의 딸은 결혼을 한 후 이웃집 안씨를 찾아갔습니다. 그들은 안씨에게 저승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예전에 비방했던 것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염불 공덕이 뛰어난 것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자신들도 열심히 염불을 하겠다고 했지요. 그 후로 두 사람은 항상 염불을 하며 착한 일을 많이 하고 살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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