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아래 새까만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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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 아래 새까만 줄
어머니를 간호하기 위해 병원에 오래 머물던 보살님은 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여럿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보살님 역시 그 화재로 인해 아버지를 잃은 터라 삶과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대요.
어느 해 백중 날, 절에 간 보살님은 스님을 따라 염불하고 절하고 있던 중 '삶은 무엇이며, 죽음은 무엇인가' 하는 화두에 빠져들게 되었답니다. 이 화두를 들고 기도를 계속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에 어떤 환상이 보이더래요.
그 환상 속에서 보살님은 손오공같이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구름 밑을 보니까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아주 기디랗고 새까만 줄 같은 것이 보이더래요. 보살님이 구름을 타고 가까이 가 보니 사람들이 끝없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그 모습이 하늘 높은 곳에서는 새까만 줄처럼 보였던 것이지요. 그때 보살님은 수많은 사람들이 늘어서서 만든 이 긴 줄이 저승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신시하게도 그 길은 생전에 죄업을 지었느냐에 따라서 다섯 줄로 나뉘어 갈라지더랍니다. 생전에 어떤 죄업을 지었느냐에 따라서 다섯 줄로 나뉘어 갈라지더랍니다. 그런데 그 줄엔 나이 든 사람, 젊은 사람, 갓난아기, 남자, 여자 구분할 것 없이 참으로 여러 사람들이 다 섞여 있더래요.
여기까지 확인한 보살님은 그 환상에서 깨어났다고 합니다. 그때 보살님은 올 때는 순서가 있지만 갈 때는 순서가 없는 것이 바로 삶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게 인생인데 욕망에 끌려다니고 번뇌에 시달리기만 하다가 허망하게 끝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셨대요. 이 순간 보살님은 당시 자신이 몰두하고 있던 삶과 죽음에 대한 화두가 싹 풀려나가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동안 보살님이 했던 기도의 가피를 받았던 것이지요.
이 보살님은 화재를 겪고 또 부모님마저 다치거나 돌아가시는 슬픔을 겪으면서도 불보살님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불법에 대한 믿음을 잃기는 커녕 오히려 더 열심히 기도하셨지요. 만약 이 보살님이 불만과 불신이 가득 한 채로 기도마저 하지 않았더라면 관세음보살님이 나오는 꿈을 꾸지 지 못했을 것이고, 나아가 가피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보살님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도 언제 어디서 갑자기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으로 떨어지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만약 그런 날이 오더라도 우리는 그 상황을 더 열심히 수행하고 공부하라는 불보살님의 격려라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ㅡ 기도 가피 이야기 중에서 ㅡ
- 다음글감로수로 생명을 구하신 관세음보살 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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