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하는 전신마비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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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불하는 전신마비 환자
몇십년 전, 어느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사촌 형을 만나기로 하고 설악산에 올라갔답니다. 그런데 산에 올라 형을 기다리며 주위를 둘러보니 너무 좋았던 거죠. 그래서 이 학생은 머리를 깍고 출가해 버렸대요.
그렇게 수행자로서의 삶을 살던 스님은 나이가 되어 군대에 가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도중에 휴가를 나왔었는지 밖에서 하룻밤 지게 되었는데 그날 밤에 그만 연탄가스를 마셔 버렸대요. 요즘에는 그런 소식이 잘 들리지 않지만, 예전에는 연탄가스 중독 사고가 많이 있었습니다.
스님은 당시 의식을 앓은 상태이긴 했지만 다행히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대요. 신분이 군인이라 육군병원에 입원했는데 며칠 만에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연탄가스 중독의 후유증이 컸던 탓인지 전신이 마비되어 버렸대요. 눈은 겨우 깜빡거릴 수 있었지만 몸은 움직일 수도 없었고, 말도 할 수 없었답니다.
몇 달을 병원에 꼼짝없이 누워 있노라니 스님은 이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죽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하지만 스님은 스님이었어요. '죽을 때 죽더라도 관세음보살 염불이나 실컷 해 보자.' 하는 생각을 했대요. 그래서 마음속으로 오로지 관세음보살을 불렀다고 합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 .'
구러다가 졸리면 자고, 자다가 깨면 또다시 관세음보살 염불하고... 스님은 이미 삶에 대한 희망을 포기한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런 망상도 떠올리지 않고 하루 24시간 누워서 오로지 관세음보살에만 집중해 염불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가 염불한다고 하면서도 염불에만 온전히 집중하기는 어려워요. 처음에는 호기롭게 시작하더라도 5분만 지나면 슬슬 딴생각이 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오만 가지 망상을 다 껴안고 염불을 하면 기도를 성취하기 어렵지요. 기도를 했는데도 왜 효과가 신통치 않냐고 하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기도에 집중하지 못한 이유도 한몫합니다. 하지만 집중하지 못하더라도 기도 자체만으로 분명히 공덕이 있습니다. 그러니 아예 기도하지 않는 것보다야 망상을 떨치지 못하더라도 기도를 하는 편이 더 좋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염불을 한 지 20일 정도 지났을 때 스님은 꿈을 꾸게 됩니다.
아주 인자해 보이는 노인이 자기 침대 옆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이더랍니다. 노인은 스님을 보고 방긋 웃으면서 "이보게, 젊은이. 자네는 왜 그렇게 실의에 빠져 있는가?" 하고 묻더랍니다. 그래서 스님은 자기의 답답한 마음을 그 노인에게 털어놓았다고 해요. 꿈이니까 말을 할 수 있었겠지요. 스님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뒤 노인은 손을 들어 스님의 이마를 만져 주었대요. 그러더니 "걱정하지 마, 젊은이. 걱정하지 마."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병실을 나갔답니다. 비록 꿈속이긴 했지만 스님은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해요. 그러고는 '아, 관세음보살님이 노인의 모습으로 나를 찾아오셨던 것이구나!' 하는 확신이 들더래요. 스님은 너무도 기쁜 나머지 마비되었던 오른팔을 번쩍 들고 휘저으면서 '관세음보살'을 외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스님이 꿈을 꾸는 동안 병원의 담당 간호사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던 환자가 갑자기 오른팔을 번쩍 들고 '관세음보살'을 부르면서 잠꼬대를 하는 것 이었지요. 간호사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담당 의사와 동료 간호사들가지 불러서 그 모습을 함께 보았다고 합니다.
그 꿈을 꾼 이후로 스님은 차츰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고, 몸도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사례가 병원 입장에서도 너무 뜻밖이었던지 스님의 일화는 그 병원에서 전설처럼 전해졌다고 해요.
스님은 시간이 지나 몸을 완전히 회복하셨습니다. 그러고는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한 사찰의 주지로 사시면서 전법 활동을 열심히 하셨지요. 이제 이분은 노스님이 되셨는데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십니다.
ㅡ 기도 가피 이야기 중에서 ,....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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